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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발 3개년 이끈 ‘근대화 주역’

입력 | 2015-03-23 03:00:00

명복을 빕니다
송인상 한국능률협회 명예회장




22일 타계한 송인상 한국능률협회 명예회장(가운데)은 정관계 및 재계 인사들과 두루 교류했던 것으로잘 알려져 있다. 고인이 1982년 전국경제인연합회재계 중진 산업시찰에서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왼쪽),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오른쪽)와 함께 걷고 있다. 한국능률협회 제공

재무부 장관과 초대 수출입은행장 등을 지낸 송인상 한국능률협회 명예회장(효성그룹 고문·사진)이 22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고인은 강원도 회양 출신으로 선린상업학교와 서울대 상대의 전신인 경성고등상업학교를 졸업했다. 재무부 이재국장과 한국은행 부총재를 거쳐 1957년 부흥부(전 경제기획원) 장관과 1959년 재무부 장관 등 주요 경제부처의 수장을 맡아 ‘경제개발 3개년 계획’을 추진했다. 6·25전쟁 이후 부흥부 장관 겸 경제조정관이던 고인은 “공업에 투자해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충주 비료공장과 충주 수력발전소 건설을 주도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원조당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던 이야기도 잘 알려져 있다. 일본이 남겨놓고 간 옛 조선총독부 건물인 중앙청을 대신해 새 정부청사를 지어 건물의 1∼4층은 한국 정부가 쓰고 5∼8층은 미국 측이 쓰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이에 반대해 몇 해 동안 착공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고인은 직접 미국을 방문해 “땅 넓이가 충분한 만큼 기왕에 두 나라가 함께 쓰는 청사로 건물 두 개를 짓는 게 어떻겠느냐”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당시 경제기획원과 미국대사관이 입주한 쌍둥이 건물은 이렇게 탄생했다.

그는 1974년 주유럽공동체(EC) 대사(벨기에, 룩셈부르크 대사 겸임) 시절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경제외교에 주력했다. 부임 후 유럽 수출액을 3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박 전 대통령은 1976년 고인을 초대 수출입은행장에 임명했다.

이후 고인은 민간 경제부문에 투신해 동양나이론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국위원장 등을 지냈다. 20여 년간 한국능률협회를 이끌었다.

유족으로는 사업가 동진 씨 등 1남 4녀가 있다. 이봉서 단암산업 회장(전 상공부 장관), 고 신명수 전 신동방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주관엽 씨(사업가)가 사위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02-2227-7550). 영결식은 25일 오전 6시 30분, 발인은 같은 날 오전 7시 30분이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