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파운더스컵 3R 16언더 2타차 선두로… 2014년 ‘에비앙’ 우승 이어 美본토서 첫승 기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하고 있는 이번 주 파운더스컵 예상 우승자를 묻는 설문조사에 한국 선수는 후보명단에조차 없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캐리 웹(호주),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쩡야니(대만)에 재미교포 미셸 위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들이 올 시즌 개막 후 5개 대회에서 4승을 합작한 것을 감안하면 푸대접이라고까지 할 만하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의 우승을 포함하면 한국(계) 선수의 올 시즌 승률은 100%다. 그래서인지 22일 현재 설문조사의 응답자 327명 중 가장 많은 44%가 ‘기타’라는 항목에 답했다. 누리꾼의 예측은 적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준비된 신인 김효주(20·롯데)를 비롯해 한국(계) 선수들이 무더기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어 6대 대회 연속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22일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GC(파72)에서 열린 파운더스컵 3라운드. 김효주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중간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2위 루이스(14언더파 202타)에게 2타 앞선 단독 선두에 나섰다. 올해 미국LPGA투어 정식 멤버가 된 김효주는 앞서 출전한 태국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 공동 23위, 싱가포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공동 8위로 꾸준히 페이스를 끌어올린 뒤 시즌 첫 출전한 미국 본토 대회에서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김효주는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모든 게 잘됐다. 실수가 나와도 만회할 수 있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66.5야드에 이르면서 페어웨이 안착률도 85.7%로 높았다. 그린 적중률은 이틀 연속 88.9%였고 퍼트 수는 29개였다. 13번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한 게 옥에 티였지만 14, 15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16번홀(파4)에서 7.5m 장거리 버디 퍼트까지 성공시키며 독주에 나섰다.
올 시즌 한국 선수의 벽에 막혀 정상의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진 루이스(30)는 “열 살 가까이 어린 한국 선수들이 선두권에 아주 많다. 이젠 놀라운 일도 아니다. 그들은 두려움도 없어 보인다. 그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경험이 내 장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험이라면 어린 나이에도 산전수전 다 겪은 김효주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루이스와 같은 조에서 우승을 다투게 된 김효주는 “이미 한 해에 4, 5번 미국LPGA투어 대회를 뛰었다. 우승도 해봤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에비앙챔피언십에서 백전노장 웹(41)을 꺾고 메이저 챔피언이 된 김효주가 아니던가. 김효주는 23일 오전 5시 40분(한국 시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