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사정포 쏘면 원점 타격 곤란… 現 구룡 로켓포보다 긴 펀치 필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가 최근 구룡 다연장로켓포(MLRS)보다 사거리가 길고 파괴력이 큰 포병 전력을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 배치해 줄 것을 상부 기관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요청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국방부는 서방사의 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천안함 폭침 5주년(26일)을 앞두고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서북도서를 겨냥한 북한군의 포병 전력 증강 상황이 예사롭지 않고, 기습 도발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어서 주목된다.
구룡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주요 대북 타격전력이다. 이동식 발사 차량에서 20초 안에 36발의 130mm 로켓포를 최대 36km 떨어진 표적을 향해 발사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맞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서북도서 맞은편 황해도 내륙 지역에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 등 장사정포 전력을 증강 배치했다. 북한이 배치한 두 포병 전력의 최대 사거리는 54∼65km로 서북도서에 배치된 한국군의 K-9 자주포(40km)나 구룡보다 더 길다.
군 관계자는 “한국군보다 ‘긴 펀치’로 서북도서를 공격하면 한국군이 즉각적인 원점 보복타격이 불가하다는 점을 북한이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 사격성능 떨어지는 전차 교체 요구엔 5년째 감감 ▼
서북도서 전력증강 요청
군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 국방부가 최근 주한미군의 MLRS 전력을 2개 대대에서 3개 대대로 증강하기로 결정한 것도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할 최적의 전력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방사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서북도서에 배치된 M-48계열 전차를 K-1 전차로 교체해 줄 것을 상부에 요청했지만 이는 5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드러났다. M계열 전차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사용한 것으로 사격 성능이 떨어지고 북한 공기부양정의 야간 기습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