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에 참가한 연주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곡은 마지막 곡인 24번입니다. 파가니니는 바이올린의 온갖 어려운 기교를 이 곡에 집어넣었습니다. 형식상으로도 ‘기교 자랑’을 하기 좋게 ‘주제와 변주곡’ 형식을 택했는데, 온갖 기술적 도전이 이어지는 변주부와 달리 주제는 친근하고 외우기 쉽습니다. 한번 들으면 “아∼ 이 선율이군” 하실 겁니다. 원곡인 카프리스도 유명하지만, 후대의 많은 음악가들도 이 주제를 따다가 자기 나름대로 편곡해 새로운 작품으로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그 작곡가들의 면면도 ‘으리으리’합니다. 브람스는 이 주제에 28개의 변주를 붙인 피아노곡 ‘파가니니 변주곡’을 썼습니다. ‘피아노의 귀신’으로 불렸던 리스트도 이 주제를 사용한 ‘파가니니 대연습곡’을 남겼습니다. 라흐마니노프도 피아노와 관현악이 협연하는 ‘파가니니 광시곡’을 썼습니다. 20세기에도 블라허, 리버만, 루토스와프스키, 시마노프스키 등의 작곡 명인이 이 주제를 사용해 변주곡과 협주곡 등을 썼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나탄 밀스타인, 피아니스트 파질 사이 등도 이 주제를 변주곡으로 만들었습니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