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國父’ 리콴유 타계] 싱가포르의 미래는
리콴유 전 총리가 타계한 올해는 싱가포르 독립(8월)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리 전 총리는 이미 생전에 20년에 걸쳐 아들 리셴룽 총리에게 권력이 승계되도록 지원해 왔고 총리직을 그만둔 1990년부터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었기 때문에 그가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싱가포르 정치가 불안해진다거나 국민이 동요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타계 자체가 싱가포르 역사는 물론이고 아시아 개발 역사를 마감하는 상징적 사건인 데다 싱가포르로서는 경제개발과 성장을 위해 엄격한 국민 통제를 했던 ‘리콴유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이어서 사회가 점차 변화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장기적으로는 국민의 자유 확대와 분배에 대한 욕구가 정치권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실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은 고국 탈출과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외국으로 빠져나간 싱가포르인은 30만 명에 이른다. 2012년도 여론조사 응답자의 56%는 “기회가 되면 외국으로 이민 가고 싶다”고 답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은 1.2명으로 세계 최하위권이다. 부족한 인구를 메우기 위해 2005년 이후 매년 15만 명 이상의 이민자를 받아들이다 보니 이민자 비중이 전체 인구 556만 명의 40% 가까이로 급증했다.
2006년 가족 식사 2006년 장남인 리셴룽 현 싱가포르 총리(오른쪽), 부인 콰걱추 여사(가운데)와 함께 싱가포르의 한 식당에서 가족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활짝 웃고 있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아시아원
성장 위주였던 리콴유식 경제정책도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올 2월 싱가포르 정부가 상위 5% 고소득층 과세율을 기존 20%에서 22%로 올렸다”며 “이는 정부가 복지에 대한 더 많은 투자와 더 많은 분배를 약속하는 식으로 리콴유식 자본주의를 수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