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급물살] 새정치聯, 비판여론 부담… 자체案 25일 공개하기로
심각한 여야 24일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 분과위원회 회의에서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오른쪽)과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왼쪽)이 회의 도중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인 새정치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24일 당내 정책위원, 공무원연금특위 위원들과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강 의장은 야당 안 공개 여부에 대한 의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격론 끝에 공개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대타협기구 출범 이후 85일이 넘어가는데도 자체 안을 내놓지 않는 데 대해 “비겁하다”는 여론의 비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 안의 핵심은 ‘더 내고 덜 받는’ 모수(母數) 개혁을 기본으로 삼되 현행 공무원연금 구조를 국민연금과 별도 계정으로 분리하는 데 있다. 신규 공무원과 재직자 사이에 기여율과 부담률 등에 차이를 두지 않았다.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들은 향후 5년간 연금 인상률을 동결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퇴직금도 조정하지 않는다. 소득재분배 기능을 넣어 상대적으로 월급이 적은 중하위직 공무원들은 현행 제도에서 크게 깎이지 않도록 부담을 덜어 주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또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45%까지 올리는 개혁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소득대체율은 퇴직 후 받게 될 연금액이 재직 시 받는 평균 소득 대비율이다.
○ 야당 안의 성패는 재정 절감 효과에 달려
모수 개혁의 재정 절감 정도는 얼마나 더 내고 얼마를 덜 받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즉, 새정치연합이 아직 결정하지 않은 기여율과 지급률에서 조정할 여지를 둔 ‘알파’ 값에 달렸다는 것이다. 이해 당사자인 공무원 단체 측과의 협의를 거치겠지만 기여율은 9∼10%, 지급률은 1.45%∼1.70%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이 내부적으로 판단하는 소득대체율은 50% 초반이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야당 안으로 개혁하면 55조 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 안은 과거 2008년 야당이 발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대조적이다. 당시에는 철저히 구조 개혁안이었다. 유시민 전 의원을 포함해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의원 13명이 발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2009년부터 새로 임용된 공무원은 국민연금에 가입하도록 한 점과 보험료 납부 기간을 늘린 점 등 여당 안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기정 의원 역시 당시 공동 발의자 중 한 명이다.
○ 새누리 “노조·야당 안이 더 좋으면 협상 가능”
그동안 새누리당은 신규 공무원들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통합하는 ‘구조 개혁’을 주장했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야당과 공무원단체 측과 타협을 모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종 타협안이 도출되기까지 공무원 단체 측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타협기구 위원인 김태일 고려대 교수가 제안한 별도 저축계정을 신설하는 절충안에 대해서도 공무원 노조는 반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사적연금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공무원연금개혁분과위에서 인사혁신처는 65세로 정년을 연장하고 퇴직 후 재임용 검토, 다양한 교육훈련 확대 등 연금 개혁에 따른 공무원 사기 진작책을 보고했다. 그러나 공무원 단체 측은 반발했다. 노조 측 관계자는 “한 장짜리 인사정책안에 내용도 무성의하다. 이러면서 어떻게 개혁에 동참하라고 하느냐”고 항의했다. 25일 공무원연금개혁분과위가 재개될 예정이어서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현수 soof@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