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으로 인해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관련 규정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도핑 관련 징계가 끝난 뒤 3년 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걸려 박태환이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규정이 ‘이중처벌’ 조항으로 폐지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체육회는 25일 “체육회 법무팀이 관련 판례 확인 및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관련 조항이 ‘이중 제재’에 해당되는지, 이와 관련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무효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는 지 확인할 것”이라며 “관련 조항을 무효로 볼 소지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규정을 바꿀 것이다”고 밝혔다.
케냐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의 귀화를 추진하는 대한육상경기연맹도 이 규정의 개정을 원하고 있다. 육상연맹은 24일 실무위원장 회의를 열고 에루페의 귀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규정이 바뀌지 않으면 에루페는 귀화하더라도 내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스포츠전문 장달영 변호사(법무법인 에어펙스)는 “이 규정이 체육단체 개혁 분위기 속에서 급하게 만들어져 허점이 많다. 징계를 두 번 하려면 선수 인권 문제가 발생하게 돼 법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국제반도핑기구(WADA)에도 이에 대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악법도 법이지만 잘못된 규정은 바로잡아야 한다. 체육회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