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5주년/잊지 않겠습니다] 故이용상 하사 동생 이상훈 상병
가슴에 품은 형 20일 경기 김포시 해병대 2사단에서 이상훈 상병(21)이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희생된 친형 고 이용상 하사와 생전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보고 있다. 김포=최혁중 기자 ajinman@donga.com
이 상병은 여섯 살 나이 차 때문에 사실 형과의 추억은 별로 없다. 이 상병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갔다. 형도 이 상병과 번갈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그래서 이 상병은 형과 이야기를 많이 해 보지 못한 게 안타깝다. 지난해까지 형이 세상을 떠났다는 게 실감나지 않았던 것도 그래서일지 모른다. 이 상병에게 형은 아직 군복무를 하고 있어 곧 휴가를 나올 것만 같은 존재다.
“두번 당하지 않는다” 천안함 쌍둥이 함정 사격훈련 천안함 폭침 5주년을 이틀 앞둔 24일 서해 덕적도 인근 해역에서 열린 해상기동훈련에 참가한 해군 2함대 소속 신성함의 76mm와 40mm 함포가 불을 뿜고 있다. 신성함(1200t)은 천안함과 동급의 초계함이다. 적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상황을 가정해 실시된 이번 훈련은 천안함 용사들이 피로 지킨 영해를 사수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서해=사진공동취재단
입대할 당시 “자식을 삼킨 바다에 또 자식을 보낼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던 어머니는 요즘 들어 “자랑스럽다”고 이 상병을 격려한다. 지갑에 늘 갖고 다니는 가족사진 속 형의 미소를 볼 때면 가슴이 아리지만 형 덕분에 바다를 지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다만 아직도 ‘천안함 침몰은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라는 유언비어가 떠도는 것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앞으로 남은 군 생활은 7개월여.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군 생활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광고업계에서 일하는 게 꿈인 이 상병은 “형의 죽음과 천안함 폭침의 진실을 알리는 게 내 소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천안함 사건이 잊혀지지 않게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