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9일 일요일 흐림. 쌍둥이. #151 Ibeyi ‘River’(2015년)
프랑스 쌍둥이 듀오 이베이의 1집 앨범 표지. 쌍둥이의 얼굴을 나란히 실었다. 사진 출처 XL리코딩스 홈페이지
각종 공연장 중엔 교회도 있다. 시내에 있는 오스틴 장로회 중앙교회와 성 다윗 성공회교회다. 이곳 예배당에선 주로 통기타를 앞세운 잔잔한 음악이나 몽환적인 전자음악 공연을 유치한다. 교회 부녀회나 청년회원들은 공연장 앞에 커피나 과자 좌판을 내놓고 적은 수익을 올린다.
이번에 본 30여 개의 공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도 장로회 중앙교회 예배당에서 이뤄졌다. 프랑스 쌍둥이 자매 듀오 이베이. 물건 파는 사이트 이름이 아니다. 서아프리카 요루바족 언어로 쌍둥이를 뜻하는 말. 올해 갓 스물에 데뷔 앨범을 낸 두 멤버, 리사와 나오미 디아스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일원이자 쿠바를 대표하는 콩가 연주자인 앙가 디아스(1961∼2006)의 두 딸이다.
나오미가 연주하는 카혼과 바타드럼의 음색, 둘이 화음으로 부르는 선율에서 쿠바, 프랑스, 서아프리카의 전래동화가 스멀스멀 다퉈 피어올랐다. 둘은 영어, 프랑스어, 요루바어를 오가며 노래했다. 요루바 신화에서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여신이 묘지에서 추는 춤을 묘사한 ‘오야’, 강물의 여신인 오슌에게 치유를 간청하는 ‘리버’를 들으면서 서양식 교회와 아프리카 신앙, 질박한 음성과 전자음향의 교차 속에 시공간 좌표를 잃어버린 듯 아득한 기분이 들었다. 장로교회에서 부르는 침례의 노래….
‘당신의 강에 가서 내 영혼을 씻나니… 나의 고엽을 거둬주소서… 나의 고통과 불평을… 웨밀레 오슌 오슌 데데 알라웨데….’(‘리버’ 중)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