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육상-해상 실크로드 ‘一帶一路 프로젝트’ 세부계획 발표
관영 신화통신은 ‘일대일로’ 세부 계획을 지도와 도면을 통해 소개하면서 ‘21세기 해상 실크로드’가 지나는 길목에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국과 영토 갈등 중인 남중국해를 분명히 포함시켰다. 또 기존의 인도양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해상 실크로드 노선 외에 남태평양도 포함됐다. 이곳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일본의 영향력 확대를 두고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21세기 유라시아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중국 굴기(굴起)의 원대한 도전이 마침내 새 막을 올렸다는 평가다.
○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영향권
일대일로는 중국 각 지방에 막대한 건설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 31개 성시 자치구 중 18곳이 일대일로와 관련되며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푸젠(福建) 성은 각각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의 ‘핵심구’ 역할을 한다. 해상교역로 확충을 위해 톈진(天津),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15개 연안 도시에 항구 시설이 새로 건립된다. 민성(民生)증권이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신규 ‘일대일로 인프라’ 건설 규모는 1조400억 위안(약 185조 원)에 이른다.
또 관련국에서 막대한 규모의 건설 붐을 일으킬 수도 있다. 현재 20여 개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이며 사업 규모는 524억7000만 달러(약 58조 원)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실크로드 기금 유한공사’를 설립하고 400억 달러의 기금 운용에 들어갔다. 이 자금 운용 등을 통해 실크로드 건설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중국의 경제 영토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5가지 소통 방안
이번에 발표된 행동 계획에는 이 국가들을 어떻게 관계 맺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이 나와 있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외국 정부와 기업 및 금융기구의 중국 내 위안화 채권 발행을 권장하고 자국 금융기구와 기업들도 국외에서 위안화 또는 외국 통화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확대키로 했다. 중국은 문화 학술 인재 미디어 등 분야를 아우르는 전면적인 교류를 확대하며 매년 1만 명 상당의 정부 장학금을 외국인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일대일로는 2049년까지 30년 넘게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중국은 28일 발표문을 통해 “세계의 다극화, 경제의 글로벌화, 문화의 다양화, 사회의 정보화 등의 시대적 흐름에 따라 더 큰 범위, 더 높은 수준, 더 깊은 단계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이런 구상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가는 거의 없다. 신흥국의 경우 이 프로젝트에 발을 담그는 순간 자연스럽게 중국이 주도하는 이슈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추진했던 ‘마셜 플랜’(유럽부흥계획)에 비교되기도 한다. 마셜 플랜이 서유럽에 대한 경제 군사적 원조를 통해 소련의 팽창을 막았던 것처럼 일대일로에는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속내가 담겼다는 것이다.
:: 일대일로(一帶一路) ::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