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D-29] “대선후보까지 지낸 분이…” 맹비난, 새누리는 “해볼만한 선거됐다” 희색
“올 것이 왔다.”
올해 1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4·29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 출마를 선언하자 새정치연합 곳곳에선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2007년 당시 당의 전신이었던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였던 정 전 의원과 정치 신인인 정태호 후보가 맞붙는 ‘최악의 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4월 재·보궐선거 4곳 중 ‘야권 불패’였던 관악을과 광주 서을 등 최소 2곳에서 승리한다는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정 전 의원의 출마가 오히려 고정 지지층을 결집시킬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관악을 선거가 (천정배 전 의원과 맞붙는) 광주 서을에도 반사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새누리당도 정 전 의원을 향해 “목적지 없는 영원한 철새 정치인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공식 논평했지만 속내는 달라 보인다. 정 전 의원의 출마로 여당 내에선 “해볼 만한 선거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핵심 당직자는 “35∼40%의 여당 고정 지지층이 있는 상황에서 야권 분열은 여당에 호재”라고 평가했다.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옛 통합진보당 이상규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동영, 김무성, 문재인 등 어떤 거물급 정치인이라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고 적었다. 30일 현재 관악을 보궐선거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에 맞서 새정치연합 정 후보, 국민모임 정 전 의원, 정의당 이동영 후보, 노동당 나경채 후보, 옛 통진당 의원인 이상규 후보 등 5명의 야권 후보가 경쟁하는 가운데 정의당과 국민모임, 노동당은 선거 연대 논의를 진행 중이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