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타고 떠나요! 신토불이 맛기행]<2>서해금빛열차와 주꾸미
쭈글쭈글 주꾸미 계절이 왔다. 목련이 지고, 동백꽃이 피기 시작할 때인 3, 4월이다.
25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항. 횟집 수족관 유리에 바짝 빨판을 붙이고 움츠린 주꾸미가 넘친다. 살짝 데쳐도 좋고 매콤한 볶음도 좋다. 문어의 졸깃함과 낙지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느낄 때 ‘양반 밥상에 술’이 빠져서야 되겠는가. 서천지역 명품인 한산 소곡주를 빼놓을 수 없다.
근데 뭘 걱정하랴. 수도권에서 서해 7개 시군을 수∼일요일 운행하는 코레일 서해금빛열차가 있는데…. 열차에 몸을 맡기고 내리고 싶은 역에서 내려 봄의 기운을 맛보자.
○ 금빛열차로 보석 같은 서해를
수도권에서 온양온천 예산 홍성 대천 장항 군산 익산역 등 서해 7개 역을 오가는 서해금빛열차는 외관이 금빛이다. 7개 시군의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뜻에서 ‘G-train’이라 부르며 월,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운행된다. 코레일 제공
열차는 매일 오전 8시 27분 용산역을 출발해 영등포역과 수원역에서 승객을 태운 뒤 온양온천-예산-홍성(귀경 때 광천)-대천-장항-군산-익산역 등 7개 역에 도착한다. 승객을 7개 역에 내려놓은 뒤 다시 오후 7시 57분 용산역으로 되돌아온다.
열차가 서는 7개 역도 도시마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제각각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금빛열차는 ‘7개 보물’을 찾아서 떠나는 여정이라 불린다. 내리고 싶은 역에서 내린 뒤 대중교통이나 해당 시군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를 이용하면 된다. 구석구석 보고 싶다면 시간당 비용(4500원 선)을 지불하는 렌터카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레츠코레일 홈페이지(www.letskorail.com).
○ 5일장 서는 곳에 최고의 맛이
강원도 오징어, 경상도 문어, 전라도 낙지라면 충청도는 주꾸미이니 놓치지 말자. 여기에 청와대 건배주로 자주 쓰이는 1500년 역사의 한산 소곡주(무형문화재 3호 041-951-0290)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동백군락지인 서천군 서면에서는 주꾸미 축제가 열리고 있다.
예산역에서 내리면 전통시장 안에서 5일 장날(5, 10일)과 전날에만 60년째 소머리국밥을 파는 윤순희 할머니(70)의 ‘2대 60년 전통 예산장터국밥’, 삽교시장 안에서 역시 장날(2, 7일)과 전날만 문을 여는 한일식당의 소머리국밥도 빼놓기 아까운 코스다.
군산역에서는 역시 앙금빵, 야채빵으로 유명한 이성당과 콩나물국밥 거리를 들러야 한다.
홍성=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