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2집 ‘엑소더스’ 들어보니
2집을 내고 30일 오전 서울 SM타운 코엑스아티움 무대에 선 엑소. 새 타이틀곡 ‘콜 미 베이비’는 힙합풍의 강력한 리듬에 세련된 R&B 멜로디가 접목된 노래다. 왼쪽부터 찬열, 세훈, 디오, 카이, 중국 일정 때문에 불참한 레이의 캐릭터 인형, 수호, 첸, 시우민, 백현, 타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추리와 인터랙티브를 도입한 티저
엑소는 2012년 데뷔 때부터 스토리텔링을 앞세운 콘셉트 아이돌 그룹이었다. 외계행성(엑소플래닛)에서 각기 다른 초능력을 갖고 온 12명이라는 전제는 ‘멤버 전체가 반드시 하나여야 한다’는 당위성을 팬들의 머릿속에 심어놓았다. H.O.T.나 동방신기의 전례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을까. 엑소의 인사 구호도 ‘위 아 원(우리는 하나)’이다. 하지만 ‘원’은 지난해 중국계 멤버 크리스와 루한이 이탈하면서 무너졌다.
2집 타이틀곡 ‘콜 미 베이비’는 이런 기획의 정점을 찍을 곡으로서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몇 년 새 단일곡으로는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싱그룹장은 “지난해 3월 국내외 작사·작곡가가 모인 SM송라이팅캠프에서 얼개를 만든 뒤 1년 가까이 편곡, 가사, 멜로디를 여러 차례 다듬었다. 작사가 20∼30명이 모이는 콘퍼런스만 해도 두 차례 열었고, 멤버들의 이미지와 티저 내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완성했다”고 말했다.
대중음악평론가들은 대체로 ‘콜 미 베이비’가 ‘으르렁’의 아성을 뛰어넘을 노래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경준 평론가는 “안전 지향적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으르렁’처럼 도발적이고 혁신적인 곡을 내세우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기존의 엑소 색깔을 명확히 드러내는 안정적 전략을 택한 것 같다”며 “수록곡이 고른 완성도를 보이며, 분위기가 다채롭지만 너무 벌리지는 않아 사서 들을 만한 앨범”이라고 호평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콜 미 베이비’가 새로운 분기점이자 SM 음악의 한 꼭짓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윤하 평론가는 ‘콜 미 베이비’에 대해 “‘마마’부터 ‘중독’까지 엑소의 데뷔 이후 매력이 다 들어 있으면서도 보컬 화음과 각개 보컬이 겹치고 치고 나오는 타이밍 등을 볼 때 신화, 동방신기의 분위기까지 아우른다”면서 “해외 작곡가의 힘으로 SM 곡을 만든 게 아니라 반대로 SM의 곡을 그들이 만든 듯하다. ‘SM 남성 아이돌 그룹 완전판’의 느낌이 드는 노래”라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