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000억 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내며 위기를 맞았지만 최길선 회장, 권오갑 사장으로 경영진을 교체한 후 체질 개선을 위한 고강도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1960년대부터 정 회장은 일본을 시찰할 때마다 조선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회장은 1970년 3월 조선사업부를 설치하고 부지 선정 등 기초 작업을 시작했다. 1972년 3월 23일 마침내 현대조선소 기공식이 열렸다. 기공 2년 3개월 만에 초대형 독 2기를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탄생시켰다. 배 2척을 만들면서 동시에 방파제를 쌓고, 바다를 준설하고, 안벽을 만들고, 독을 파고, 46만2000여 m²(약 14만 평)의 공장을 지었다. 최단 시일에 조선소를 건설하고 동시에 유조선 2척을 건조해 낸 기록으로 세계 조선사를 새로 썼다.
현대중공업은 일본 업체를 제치고 조선업계 세계 1위에 오른 1983년을 회사의 터닝 포인트로 보고 있다. 1956년 영국으로부터 세계 1위의 조선국 지위를 넘겨받은 이후 약 30년 동안 강자로 군림하던 일본의 아성을 무너뜨린 쾌거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000억 원이 넘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에 지난해 8, 9월 새롭게 최길선 회장, 권오갑 사장으로 경영진을 교체한 후 체질 개선을 위한 일련의 고강도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 경영 슬로건을 ‘경쟁력 회복을 통한 재도약의 원년’으로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경영 방침으로 원가경쟁력 강화, 안전하고 체계화된 생산현장 구축, 화합과 혁신의 새 조직문화 창출 등을 내세웠다. 현대중공업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생산설비 확충을 통해 경쟁국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전략이다. 조선 부문에선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 유조선 등에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