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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트라우마 후 7년…다시 中 펀드로 눈돌리는 투자자들

입력 | 2015-04-01 16:17:00


한때 중국 주식형펀드에 가입했다가 큰 손실을 봤던 주부 김모 씨(45)는 최근 다시 중국 펀드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2007년 중국 펀드에 가입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투자원금을 반 토막 수준으로 까먹었고, 지난해 손실이 -30% 수준으로 줄어들자 펀드를 환매했다. 김 씨는 올해 중국 증시가 승승장구하자 조금 더 기다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다시 중국펀드에 가입할지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직장인 이모 씨(31)는 최근 중국 펀드에 가입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해지자 최근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는 중국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가입한지 사흘 만에 수익률이 3% 올랐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라우마’ 남긴 중국 펀드…본토 강세장 타고 밀물 전환

국내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 ‘트라우마’를 남겼던 중국 펀드에 다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중국 주식형펀드 153개에 총 579억 원이 순유입됐다.

중국 주식형펀드가 순유입으로 전환된 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이다. 지난해 상하이 증권거래소와 홍콩 증권거래소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으로 중국 본토 증시가 열리면서 중국 투자 여건이 좋아진 게 바탕이 됐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상하이와 선전 등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를 중심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올해 가장 인기를 끈 중국 주식형펀드 10개 중 9개가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가운데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 모은 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자H[주식]_A’로 지난달 27일까지 1735억 원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6월 설정된 이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7.24%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26.40%로 중국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중국 주식형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3월 27일 기준)은 19.94%로 지역별 펀드 가운데 가장 높다. 해외 주식형펀드 전체 수익률은 11.77%다.

○대세는 중국 본토 중소형주, 고배당주펀드

최근 중국 펀드 중 대세는 중소형주 펀드다. 선전과 홍콩 증권거래소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퉁이 곧 시행되면 선전 증시에 상장된 소비재와 정보기술(IT) 위주의 중소기업들이 가장 먼저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올해 초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제도를 활용해 선강퉁이 시행되기 전 선전 중소형주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신한BNPP 중국 본토 중소형주 RQFII 증권자투자신탁’을 출시했다. 이 펀드는 선전 A주의 편입 비중을 70%로 두고 중국 정부의 정책 수혜주 가운데 인프라, 헬스케어, IT, 소비재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한다.

중국 배당주 투자로 펀드의 안정성을 강화한 것도 최근의 트렌드다. 올해 코스피의 배당 수익률은 1.6%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은 3.0% 이상이다. 중국 국영기업과 은행주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5%를 웃돈다. 이에 따라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KB자산운용과 IBK자산운용은 2월 중국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KB통중국고배당펀드’와 ‘IBK다보스글로벌고배당펀드’를 각각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 중국고배당 인컴솔루션펀드’, 한화자산운용은 ‘한화 차이나 레전드 고배당 펀드’를 출시해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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