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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신데렐라’ 이재성…그의 힘은 빼곡하게 써내려간 ‘축구 일기’

입력 | 2015-04-02 05:45:00

이정협에 이어 또 한명의 신데렐라가 축구국가대표팀에 등장했다. 이재성(전북현대)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뉴질랜드와의 축구국가대표 평가전 후반 41분 결승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이재성의 A매치 데뷔골 덕분에 이날 차두리의 국가대표 은퇴경기는 감동적으로 막을 내렸다. 스포츠동아DB


뉴질랜드전 결승골 슈틸리케호 새 희망
아마 시절 축구일지 쓰며 스스로 체크
최강희 감독 “끊임없이 노력하는 제자”

3월 A매치 2연전은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빈손이 아니었다. 2015호주아시안컵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이정협(24·상주상무)에 이은 ‘2호 신데렐라’의 발견은 한국축구에 큰 희망을 안겼다. 이재성(23·전북현대)이다.

오른쪽 날개로 활약한 이재성은 다리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 소집에 응하지 못한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의 공백을 제대로 메웠다. A매치 데뷔무대였던 우즈베키스탄전(3월 27일)에 선발 출격해 후반 41분 교체될 때까지 맹활약했고, 뉴질랜드전(3월 31일)에선 후반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터트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철저한 무명이었던 이정협과는 조금 다르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우승 주역이기도 한 이재성은 K리그 팬들에게 친숙하다.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성장해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하는 전북의 당당한 주전이 됐다.

이재성 축구일지. 사진제공|전북현대


선한 눈빛에 앳된 표정의 이재성이지만 근성은 누구보다 강하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리고 부족함을 채우려는 자세가 대견하다”고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 이뤄지는 끊임없는 자기반성 역시 성장의 동력이다. 전북 클럽하우스 그의 방에는 빨간색 표지의 노트 한 권이 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거르지 않고 작성한 축구일지(사진)다. 소속팀에서도, 아시안게임 때도, 이번 대표팀 소집 때도 꾸준히 펜을 들었다.

“슈틸리케 감독님 대면 미팅, ‘적극적으로 경기 임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좋았다. 활동량과 체력을 더욱 준비하자.(중략) 오늘 몇 번 실수했나. 몇 번 킬 패스 했나. 패스 성공률 높이자. 영상을 되돌려보자.”(3월 28일자 일지 발췌)

이렇듯 그는 이미 성공하는 사람의 공통된 습관인 ‘메모’에 익숙하다.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득점왕과 함께 한국의 우승을 일군 여자대표팀 공격수 여민지(22)도 어릴 적 성공 비결을 축구일지로 꼽았다. 이재성은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느끼고 채워갈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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