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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韓中, 백두산 폭발 대비… 구멍 뚫어 탐사 나선다

입력 | 2015-04-02 03:00:00

공동연구진 “2015년부터 3D지도 제작… 2018년엔 지하 7km에 시추공 뚫어
마그마 분출가능성 정밀조사” 합의




한국과 중국 지질 연구진이 백두산 폭발에 대비하기 위해 공동으로 백두산 현지 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양측은 지난달 23, 24일 제주도에서 만나 2018년 백두산에 시추공을 뚫고 마그마가 흐르는 지하 10km 근방을 샅샅이 조사한다는 계획에 합의했다. 2017년까지 백두산 지하 1만 km³ 이상의 지역에 대해 3차원(3D) 지도를 만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도 내놨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천지화산관측소를 세우고 백두산 천지와 그 일대의 지진 등을 감시해 왔지만 지표면 탐사에 머물렀다. 분화할 가능성이 있는 세계 주요 대형 화산 가운데 마그마가 있는 지하의 7km 깊이까지 구멍을 뚫어 조사하는 건 백두산이 처음이다. 화산 폭발이 빈번한 아이슬란드가 2002년 지하 2km까지 뚫고 들어갔지만 마그마 핵(코어)에 접근하지 못하고 실패했다.

백두산이 폭발할 경우 동북아 일대에 화산재가 퍼지면서 아시아 지역은 물론이고 유럽까지도 극심한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번 한중 백두산 공동 탐사 프로젝트도 백두산 폭발이 아시아 지역 안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중국 측 판단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13년부터 중국과학원 지질물리연구소와 물밑 접촉을 해 지난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공동 연구를 성사시키기 위해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 왔다.

양측은 올해 7월 백두산 천지에서 만나 시추 지점을 결정하는 등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해 2017년까지 기초 탐사에 들어간다. 이윤수 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백두산 지하 7km 깊이까지 시추공을 뚫어 지하를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1300도가 넘는 액체 상태의 마그마를 직접 꺼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류자치(劉嘉麒) 중국과학원 원사(院士)는 “한국은 아시아 전역에 대한 지질학적인 이해가 매우 높고 첨단 탐사 장비도 보유하고 있어 탐사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측은 향후 백두산 탐사에 일본도 참여시켜 한중일 프로젝트로 확대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이 연구원은 “한중일 3국이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면 백두산 폭발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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