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외교안보 점검/여론조사] 한일정상회담-관계개선 요구 높아
○ “과거사 개선 위해 한일관계 풀어야”
일본의 잇따른 역사 도발과 과거사 부정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6.7%에 달했다. ‘관계 개선이 필요 없다’는 응답(29.0%)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한일관계 개선에 동의한다는 답은 지역별로는 서울이 70.4%로 가장 높았고, 이념별로는 중도 성향의 응답자가 70.9%로 보수 성향(67.2%)이나 진보 성향(64.2%)의 응답자보다 많았다.
관심을 끄는 것은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응답자의 41.0%는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27.3%),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11.1%)라는 응답을 크게 앞질렀다.
정부는 2012년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재집권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된 뒤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부터 보여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 대학생 한일 정상회담 지지 높아
한일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해선 20대가 77.3%로 가장 찬성률이 높았다. 20대 응답자는 ‘일본의 과거사 도발이 지속되더라도’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8.6%나 됐다. ‘독도 영유권 주장이 지속돼도 필요하다’는 답도 61.8%에 이르렀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두 질문에 대한 찬성 평균인 51.6%, 51.5%와 비교할 때 격차도 크다. 직업별로는 대학생들의 정상회담 지지 의견이 81.2%로 특히 높았다. 한미관계, 남북문제에서 20대의 ‘보수화’가 두드러진 점을 고려하면 특이한 현상이다.
○ 우리 외교 1순위 ‘남북관계 개선’
그렇다고 일본이 안보적, 경제적으로 중요도가 최우선은 아니었다. 한국의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를 일본이라고 답한 비율은 2.3%에 지나지 않았다. 일본은 한국의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 순위에서도 4위(1.9%)에 그쳤다.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북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의 공조 강화를 위해’라는 의견이 각각 11.1%, 8.7%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한일관계 개선을 안보 문제와 연결짓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