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궐 선거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은 지역구를 여러 번 옮긴 전력을 지적하는 ‘철새’ 논란과 관련해 그렇게 따지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라며 반박했다.
정 전 의원은 3일 M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출마했고, (강원도) 인제에서 출마했고, 다시 목포에서 출마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 동구에서 출마했고 서울 종로에서 두 번 출마했고 다시 부산 강서에 출마했다”며 “이 지도자들에게 철새라는 말은 안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정치인에게 가장 기본적인 게 노선이다. 보수정당에서 개혁적인 정당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철새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정확한 노선을 가지고 날아가는 정치를 한다. 서민과 약자 편에 서서 실천하고 뭔가 성과를 만들어내는 그런 노선의 정치다. 또 나는 늘 국민 편에 서 왔다고 생각한다”며 철새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과거 총선에서 서울 동작과 강남에 출마한 것에 대해 “당을 위해 희생한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박근혜 정권과 새정치민주연합을 비판하는 핵심은 자기 이익을 위해 싸우는 정치가 아닌 국민의 삶을 가지고 싸우는 정치를 하라는 것”이라며 여야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야당의 문제는 공천 받고 당선되는 관심사 뿐, 고통 받는 서민의 삶의 현장에선 볼 수 없다”며 “‘왜,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가’ 이게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 때는 이미지가 좋았고 찍은 분들 다 자부심 갖고 찍었지만 지금 다 돌아서고 실망한다. 자기를 위한 대통령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자리가 목적이지 ‘왜,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할 것인가’ 이 철학이 빈곤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심판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정신 차려서 (박 대통령이) ‘내가 후보 때 국민에게 약속했던 것 버리면 안 되지’라고 늘 초심을 가다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이면서 야권에 대한 회초리”라며 “5년짜리 대통령제에서는 주기적으로 심판하지 않으면 대통령 무책임제가 된다. 대통령의 권력은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데 선거 때마다 심판하지 않으면 지금 박근혜 대통령처럼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야당 건설을 도모하는 자신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