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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 앞두고…유족들 ‘기념일 반응’ 우려

입력 | 2015-04-05 17:05:00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던 ‘4월 16일’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기념일이 되었을 때 피해자의 유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들이 겪는 심리적 증상인 ‘기념일 반응(anniversary reaction)’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념일 반응은 불의의 사고로 가족·친지를 잃은 유족이 피해자의 기일이나 명절, 생일,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피해자를 연상하게 되는 특정 기념일을 맞았을 때 평소보다 더 우울하고 슬퍼지는 심리적 증상을 칭하는 용어다. 이 반응이 나타나면 우울감 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생각이 깊어지고, 자살 등 극단적 선택까지 할 수 있는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피해자의 유족이나 친구들의 심리를 오랫동안 보호·관찰하면서 ‘기념일 반응’에 대해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산 단원고 생존학생들과 교사를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진행 중인 김은지 스쿨닥터(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일부 단원고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증상 중에는 △잠들기 전 사고 생각으로 불면 △우울감으로 인한 학습 수행 및 대인관계 어려움 △허리, 무릎, 팔 등에 통증과 두통,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신체적 고통 등이 있다.

기념일 반응으로부터 생존학생과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심리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교사의 경우, 학교사태가 안정된 뒤에 비로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심리치료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 사고 직후 타 학교로 근무지를 옮긴 교사에 대한 추적 치료도 필요하다. 또한 생존자에겐 1주년을 맞아 각종 신문과 방송에서 다루는 뉴스들에 많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사고와 관련된 자극적 영상과 기사 등은 생존자들에게 당시의 불안함과 분노를 다시 생각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