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인 선천성 조로증 때문에 ‘신체 나이 100세’ 판정을 받은 영국 소녀 헤일리 오카인스가 2일 17세의 나이로 숨졌다.
오카인스의 모친 케리는 3일 “우리 아이가 내 품 안에서 마지막 숨을 쉰 후 더 좋은 곳으로 떠났다”며 페이스북에 사망 소식을 전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오카인스의 아버지 마크는 “내 딸이 폐렴을 앓아 병원에 입원했다가 잠깐 집에 돌아온 날 세상을 떠났다”며 “한 시간 동안 키우던 강아지들과 동생들을 봤다. 자신이 하늘나라로 갈 것임을 이미 알고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의사는 오카인스가 사춘기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는 삶을 비관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조로증 치료를 위한 임상실험에 앞장서 참여하다가 예상 수명 13세를 극복한 이듬해인 14세 때는 자서전 ‘나이보다 일찍 늙기(Old Before My Time)’를 출간했다. 16세였던 지난해에는 대학에 진학하며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미국 조로증연구재단은 페이스북에 ‘모든 조로증 환자 가족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그는 똑똑하고 아름다우며 활발한 영국 장미였다’는 글을 올렸다. 이 재단의 오드리 고든 이사는 “그의 인내는 치료약 임상실험과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