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현·산업부
이들은 ‘혼다 큐레이터’입니다. ‘미술관 관리자’를 뜻하는 큐레이터는 여기에선 차량에 대해 설명하는 전문 상담사라는 뜻입니다. 이날 만난 큐레이터 이화정 씨(31·사진)는 “관람객들의 주 관심사는 가격, 연료소비효율, 성능, 승차감”이라며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어코드 3.5 가솔린’의 최고 출력을 ‘282마력’보다는 ‘282마리의 말이 차를 끄는 힘’이라고 풀어 설명한다”고 말했습니다. 큐레이터들이 카메라 앞에서 차량을 소개하면 이 장면이 실시간으로 부스 내 대형 화면을 통해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한 편의 쇼를 보는 느낌이었죠.
혼다 큐레이터는 ‘2013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차량 대신 미모의 모델이 주인공이 되는 ‘주객전도’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혼다코리아는 올해 큐레이터 13명을 한 차종에 두 명씩 배정했습니다.
폴크스바겐관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보였습니다. 폴크스바겐의 고효율 기술인 ‘블루모션 테크놀로지’를 상징하는 푸른색 셔츠를 입은 남녀 ‘도슨트(안내원)’ 16명은 태블릿PC를 들고 관람객들에게 차량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2014 부산모터쇼’ 때 도슨트를 처음 도입했습니다.
현대모비스관에서도 오렌지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 안내원들이 관람객을 맞았습니다.
앞서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는 참여 업체들에 “가족이 함께 관람하고, 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레이싱 모델들의 노출을 자제해 달라”고 권유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일부 브랜드관에선 단정한 복장의 여성 모델이 다수 눈에 띄었습니다. 아우디관 등에선 남성 모델도 기용했습니다.
‘모델쇼’라는 오명을 입었던 국내 모터쇼가 서울모터쇼를 계기로 진일보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