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부과학성이 어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담은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18종(역사 8종, 공민 6종, 지리 4종)에 대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내년부터 일본의 모든 중학생들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교과서로 공부하게 됐다. 일본의 초등학교 5, 6학년은 이미 비슷한 내용의 교과서를 올해부터 사용 중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국 일본 중국의 3국 외교장관 회의 때 우리 정부가 우려를 전달했음에도 일본이 진실을 호도하는 도발을 강행한 것은 유감스럽다.
이번 검정에서는 특히 역사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이 대거 반영됐다. 2011년 검정 때는 1종만이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기술했으나 이번에는 8종 모두 같은 주장을 폈다. ‘1905년 1월 일본 정부가 각의 결정으로 다케시마를 시마네 현에 편입했고 2월 22일 지사가 고지했다’는 내용을 담은 책도 있다. 당시는 을사늑약(1905년 11월 18일) 체결을 앞두고 일본의 국권 침탈이 본격화해 우리가 독도를 지키기 어려운 때였다. 일부 교과서는 ‘한국이 1952년 이승만 라인을 일방적으로 선포한 뒤 독도를 불법 점거했다’며 한국의 영토 주권 행사를 왜곡했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랄 ‘아베 키즈’들이 한국에 대해 어떤 인식을 지니게 될지 걱정스럽다.
이 같은 행보는 예고된 것이다. 2012년 12월 출범한 2차 아베 신조 총리 내각은 교과서에 대해 노골적인 통제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일본 정부가 중고교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는 학습지도요령해설서를 발표한 뒤 우리 정부가 강력히 항의했으나 일본은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다. 일본이 7일 발표하는 2015년판 외교청서에도 독도에 대해 ‘역사적 사실로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술을 2008년 이후 8년째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