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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극프로축구연맹
인천전 22경기 무승징크스 날려 울컥
절친 김도훈 감독에게 미안해서 울컥
하석주 감독 뜻밖 축하문자에 또 울컥
전남 드래곤즈는 5일 광양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1승3무(승점 6)가 된 전남은 5위를 마크했다. 이날 경기는 전남에 특히 중요했다. 전남은 앞으로 수원삼성(12일)∼포항 스틸러스(15일)∼부산 아이파크(19일)∼전북현대(26일)와 만난다. 인천은 나름 ‘수월한(?)’ 상대였다.
그런데 찜찜했다. 2007년 3월 이후 인천전 22경기에서 16무6패였다. 이렇듯 힘겨운 승부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지만, 전남 노상래(사진) 감독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웃음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간간히 말을 잇지 못해 “혹시 울고 있느냐”는 농담 섞인 질문을 받을 정도였다.
여기에 뜻하지 않은 감동까지 찾아왔다. 노 감독의 휴대폰에는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첫 승 축하해. 기도 많이 했다.’ 발신자는 지난해까지 전남을 이끌다 노 감독에 지휘봉을 물려준 하석주 아주대 감독이었다. 하 감독은 문자, 카카오톡 등 손가락을 통한 소통에 익숙지 않기로 유명하다. 노 감독도, 현장의 전남 직원들도 깜짝 놀랐다. “먼저 조언을 구해 답을 메시지로 받은 적은 있어도 먼저 문자를 보내주신 건 처음”이라던 노 감독은 “감정을 숨길 필요가 있는데, 아직 모든 게 처음이다 보니 행동이 서툴다”며 멋쩍어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