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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日 가토 전 지국장, 반성은…

입력 | 2015-04-07 17:49:00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의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전 서울지국장이 같은 신문에 실린 박 대통령 관련 소문이 허위라는 한국 재판부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가토 전 지국장은 7일자 산케이신문에 실은 수기에서 “박 대통령을 둘러싼 당시의 소문을 사실상 부정한 이동근 재판장(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의 견해는 이제까지의 심리와 검찰 수사에 따르면 타당한 것일 것”이라며 이 같이 적었다.

그는 지난해 8월 3일자 산케이신문 온라인판에 게재한 기사 ‘박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에서 증권가 정보지 등을 인용해 박 대통령이 모처에서 측근 정윤회 씨와 함께 있었고, 이들이 긴밀한 남여관계인 것처럼 표현했다. 같은 해 10월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현재 출국금지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가토 전 지국장은 “현재 산케이 문제는 일한 간에 큰 외교 문제가 되고 있다”며 “나로서도 본의 아니게 유감스럽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가토 전 지국장은 여전히 기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내가 소문에 대한 칼럼을 썼을 때 명확하지 않았던 사회적 관심사가 그 후 검찰 조사에서 명확해졌다. 이건 사회적으로 유의미하고 좋은 것”이라며 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 일본 정부와 일본인들이 경악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그동안 일본 국민 대부분이 공통의 가치관을 가진 국가라고 인식하고 있던 한국이 사실은 ‘자유·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라는 현재 국제사회가 중시하는 가치관과 동떨어진 행위를 하는데 대한 실망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와 외교청서 등에서 한국을 소개할 때 ‘우리나라(일본)와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이라는 표현을 최근 삭제하기도 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자신이 쓴 기사가 허위로 밝혀진 뒤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를 거부해왔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총무회장을 맡고 있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의원은 지난달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산케이신문이 1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