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제조업체인 징둥팡(京東方·BOE)이 중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7일 BOE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23일 이사회에서 최고위층 인사를 반도체 사업 담당자로 지명하고 조직 구성에 나섰다. 앞으로 약 3개월 가량이면 어떤 반도체 사업을 벌일지가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반도체를 한다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징둥팡이 LCD 구동 칩에 사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먼저 생산해 자급자족한 뒤 궁극적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LCD 구동 칩에 사용되는 반도체도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소식통은 “LCD 생산 공정이나 반도체 생산공정이 비슷해 LCD 업체가 반도체 생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가 원유를 제치고 단일 품목으로는 2013년 기준 최대 수입품(2313억 달러)인데다 ‘첨단 산업의 꽃’과 같은 상징성이 있는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징둥팡 관계자는 “회사가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도 기존 LCD 생산과의 연관성이 큰 것은 물론 정부의 지원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었다”며 “이미 6개월여 전부터 회사 내부에서 물밑 작업을 벌여오다 지난달 말 책임자 지명까지 구체화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