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만 해도 마이카 시대가 도래하기 훨씬 전이어서 지금과 같은 교통량을 내다보지 못했다. 특히 근년에는 판교 동탄 같은 신도시가 경부고속도로 좌우에 생기고 세종시까지 들어서 오송부터 한남대교까지 경부고속도로 구간은 점점 중속도로, 저속도로가 돼가고 있다. 그러면서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구간에 2층 고속도로를 올리거나 지하고속도로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국민이 편한 도시를 위해 제2경부고속도로를 구상하거나 경부고속도로를 2층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그제 첫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에 교통을 포함한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후 내놓은 안이다. ‘2층 경부고속도로’ 발언의 저작권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에게 있다. 1992년 통일국민당을 창당하고 연말에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아파트 반값 공급’과 함께 ‘경부고속도로를 2층으로 짓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가 낙선하는 바람에 공약 검증의 기회도 물 건너갔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