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비 절감”“물값 인상”찬반 갈려
강원 춘천시의 취수원을 소양강댐 안으로 이전하는 사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 춘천시가 안정적인 맑은 물 공급을 위해 현재 수돗물 취수원을 동면 세월교 인근 소양취수장에서 한국수자원공사 소유의 소양강댐 안으로 이전을 추진하자 야당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춘천시의회 산업위원회는 7일 취수원 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안정적 맑은 물 공급 의무부담 동의안’을 표결 끝에 찬성 6표, 반대 4표로 가결시켰다. 그러나 여야 의원 의견이 엇갈려 표결 직전까지 3시간 넘게 격론이 벌어지는 등 진통을 겪었다.
춘천시는 취수원을 변경하면 현재 소양강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전기료 부담이 줄어 수자공이 요구하는 댐 용수 사용료를 지급하더라도 연간 취수장 운영비를 최대 20억 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수원공과 갈등을 빚고 있는 용수 사용료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그동안 춘천시는 댐 하류에서 취수하는 점을 들어 수자공의 용수 사용료 요구를 거부해왔다. 수자공이 1995년부터 미납됐다며 지급을 요구하는 용수 사용료는 196억 원에 이른다.
황찬중 춘천시의원은 “깨끗한 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맑은 물을 공급한다는 자체부터 공감이 되지 않는다”며 “1989년 이후 수자공이 원수료를 8배 인상했는데 앞으로도 경영난 해소를 위해 원수료를 올릴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취수원 변경과 함께 용수 사용료를 납부하는 것은 물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고 향후 물값 폭탄의 우려마저 안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취수원 변경 안건은 16일 제3차 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시의회 의석은 무소속 1석을 제외하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각각 10석으로 같지만 산업위 표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이탈표가 생겨 본회의에서도 통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