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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黨운영’ 권노갑-추미애 충돌

입력 | 2015-04-09 03:00:00


추미애 의원

우여곡절 끝에 동교동계가 4·29 재·보궐선거 지원에 나서기로 결정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갈등은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분위기다.

추미애 의원은 8일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을 겨냥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뜻이) ‘가신(家臣)의 지분을 챙기라’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날 “주류 60%, 비주류 40%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는 권 고문의 발언을 두고서다. 이에 동교동계는 즉각 반발하며 예정됐던 서울 관악을 지원을 일단 유보했다.

추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지 세력의 뜻을 받들고 챙기라는 게 DJ의 유언”이라며 “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채 묘소 앞에서 분열의 결의를 하는 건 왜곡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1996년 DJ의 요청으로 정계에 입문한 추 의원은 발언 도중 감정이 복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추 의원은 2001년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 주도해 권 고문의 2선 퇴진을 요구했던 ‘정풍운동’도 언급했다. 그는 “정풍운동이 틀린 게 아니다”라며 “권 고문이 정동영 전 의원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 해도 이렇게 하는 건 정공법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탈당한 정 전 의원과 천정배 전 의원을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고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며 “우리 당이 더 단합된 모습으로 이번 재·보선 승리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추 의원의 발언을 두고 당 관계자는 “‘당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DJ의 뜻과 달리 동교동계가 당을 돕는 데 망설였고, ‘지분 나눠먹기’ 식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문제 제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겨우 갈등이 진정됐는데 또다시 문제를 일으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추 의원은 문재인 대표를 향해서도 “동교동계를 내세워 (탈당한) 정 전 의원을 제압하지 말고 스스로 나서서 분열을 막고 통합을 호소하는 게 정답”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권 고문의 말씀이나 추 의원의 이야기 (모두) 우리가 더 대동단결하자는 말씀을 한 번 더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그동안) 단합하지 못한 모습을 잠시 보였기에 앞으로 더 단합하자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동교동계는 들끓었다. 권 고문은 “(60 대 40 발언은) 지난해 11월 문 대표에게 ‘앞으로 모두가 동참하는 당 운영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며 “가까스로 당의 분열을 봉합해 이번 선거에 최선을 다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 의원의 발언으로) 감정을 나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풍운동을 놓고도 “나중에 정 전 의원이 ‘잘못했다’고 했는데, 추 의원이 이런 말을 한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동교동계는 9일 광주 서을, 10일 서울 관악을을 찾아 지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동교동계 일부에서 “지분 챙기러 왔다는 말을 들을 텐데 어떻게 가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훈평 전 의원은 “추 의원은 관악을 선거 전담 최고위원인데 ‘선거 지원을 오지 말라’는 얘기 아니냐”며 “광주는 가겠지만 관악을은 당의 해명을 지켜볼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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