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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골프發 ‘시뮬레이션 스포츠’ 쑥쑥 큰다

입력 | 2015-04-09 03:00:00

[스포츠가 新성장동력이다]
야구-승마-스키 등도 개발돼… 정부, IT와 융·복합 적극 투자




스크린골프는 스포츠와 정보기술(IT) 융·복합의 좋은 예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융·복합을 야구 등 다른 종목으로 확장하기 위해선 종목의 특성과 소비자들의 욕구 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동아일보DB

국내에서 시뮬레이션(가상현실) 스포츠인 스크린골프가 크게 성장하면서 스포츠와 정보기술(IT)의 융·복합이 가져다줄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골프와 IT가 결합해 2011년 기준으로 1조7000억 원의 새로운 시장이 창출됐고, 2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스포츠와 IT의 융·복합을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의 한 축으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 정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고 지적한다. 현재 야구와 승마, 스키, 사격, 양궁, 사이클 등에서도 시뮬레이션이 개발됐지만 골프처럼 생활 속으로 파고들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광 국민대 교수(스포츠경영)는 “스크린골프는 골프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쉽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면서 시간과 공간, 비용적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에 성공했다. 하지만 야구는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해 상용화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승마와 스키는 수요층이 적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용하는 기술의 특성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비행하는 물체를 추적하는 스크린골프를 그대로 다른 종목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스포츠 시뮬레이션을 개발할 때 스포츠가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 즉 체력을 향상시키거나, 특정 운동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크린골프가 성공한 것은 실제로 필드에 나가기 전에 골프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IT를 활용하는 스포츠 전문가가 부족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의동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산업실장은 “IT 전문가는 스포츠를 잘 모르고 스포츠 전문가는 IT를 잘 몰라 융·복합이 잘 이뤄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여러 대학에서 스포츠와 IT 융·복합 전문가를 양산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현실이 열악해 인력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스포츠와 IT의 융·복합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가야만 할 길이다”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스포츠와 IT는 물론이고 관광, 의료, 커뮤니케이션, 의류 등과의 협업을 통해 융·복합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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