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회장 사망. 사진=동아일보 DB
성완종 회장, 형제봉 매표소 부근서 넥타이로 목 맨 채 시신으로 발견…유서는?
성완종 회장, 형제봉 매표소 부근서 시신으로 발견
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64·사진)이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시신은 서울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부근서 발견됐다.
성완종 회장은 이날 오전 5시 10분경 검은색 점퍼와 바지를 입고 흰색 모자를 쓴 차림으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을 나와 청담동 리베라호텔로 향했다. 성완종 회장 자택에서 걸어서 8분 정도 걸리는 곳이다. 오전 5시 11분. 성완종 회장은 택시를 타고 서울 종로구로 향했다.
가족은 성완종 회장이 사라진 사실을 3시간 후에야 눈치 챘다. 운전기사 A 씨는 집 안에 있던 유서를 발견한 뒤 “회장님이 밖에 나갔는데 보이지 않는다”며 오전 8시 6분 112에 최초로 신고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성완종 회장의 장남(34)도 청담파출소를 찾아 재차 신고했다. 남겨진 유서엔 “혐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너무 억울해 결백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끊겠다. 어머니 묘소에 묻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오전 8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인근에서 성완종 회장의 휴대전화 신호를 포착했다. 기지국을 통한 휴대전화 신호는 평창동에서 인근 정토사, 북악터널, 형제봉 능선까지 계속 이동했다.
이날 경찰 1300여 명과 인근 군부대 장병, 헬기 2대까지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였다. 계속 움직이던 휴대전화 신호는 오후 1시경부터 이동 없이 고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성 회장이 목숨을 끊은 시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시작된 전방위적인 수사에서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의 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였던 성완종 회장의 사망으로 경남기업뿐 아니라 다른 사건 수사도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성완종 회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 중 불행한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성완종 회장을 ‘공소권 없음’ 처분할 예정이다.
성완종 회장, 형제봉 매표소 부근서 시신으로 발견. 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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