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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강재원 “독기 품고 선행…벽을 허물고 싶었다”

입력 | 2015-04-10 05:45:00

특선급 강자로 부상한 강재원은 스타트가 빠르고 강자 마크를 위한 스피드가 빠른 강점을 지니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일식요리사서 선수로…8년만에 특선급 안착
비선수 출신·연대 불리함 순발력으로 돌파
농사 지으며 길러진 장력, 스피드의 원동력

그가 변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우수와 특선급을 왔다 갔다 했던 평범한 경륜선수였다. 올 시즌엔 달라졌다. 1착 1회, 2착 3회, 3착 2회. 그가 받아든 올 시즌 성적표다. 데뷔 8년 차. 선발에서 시작해 현재 특선급 활동을 하고 있다. 강재원(37세 ·15기)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시즌과 다르게 매 경주 입상을 하고 있다.

“그동안 잦은 특선, 우수급 왕래 때문에 특선 진출 시 자신 없는 경주를 했다. 비선수 출신이고 연대도 부족해 초반 위치 선정에서 불리했다. 지난 해 팀 동료들이 독기를 품으라는 응원 덕에 올 시즌부터 선수출신들이 함께 연대를 펼칠 경우 ‘판 깨트리기’ 경주운영에 나섰다. 상대 선수들과 비교해 순발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강자 마크에 적극성을 두고 있다.”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스타트 훈련이 타 선수와 비교해 많다. 등판훈련 통해 대퇴 발달은 물론 밋밋한 시속에서 치고 나가는 페달 장력을 계속 보강중이다. 어렸을 적 촌부의 자식으로 농사일을 도맡아 한 탓인지 힘을 쓰는 일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라 그 점이 밑바탕이 되어 장력이 좋은 편이다.”

그는 비선수 출신이다. 이전 직업은 일식요리사. 생계유지를 위해 일을 하다 보니 4개월 밖에 준비를 못했다. 동료 일식요리사 친구였던 광주팀 강성배 선수를 만나 경륜훈련원 준비를 본격적으로 했다. 결국 3전4기 끝에 꿈에 그리던 경륜선수가 됐다.

-스타트가 좋다고 평판이 났는데.

“시속이 없는 상태에서 스타트가 빠르다고들 한다. 반면 나이 탓인지 지구력이 약하다. 올 시즌부터 변경된 ‘기어배수 상한제’ 이후 타 선수들이 적응에 힘들어했지만 저는 적응이 빠른 탓인지 강자 마크 위한 스피드가 빨라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점을 보강하기보다 잘 하는 장점을 키우려고 노력한다.”

-기억에 남는 경주는.

“2013년 5월19일 특선급 경주다. 강자를 끌어낸 후 마크전환 노리고 있었다. 선행승부를 하고 싶지 않았으나 아무도 나오지 않자 미친 척 하고 선행승부에 주력을 했다. 골인하고 나니 1위였다. 어찌나 짜릿한지 특선급 높은 벽을 허물며 ‘할 수 있다’란 자신감을 얻게 된 동기가 된 경주였다.”

-아내와의 러브스토리가 유명하던데.

“아내는 성악을 전공했다. 당시 독일 유학 이후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첫 눈에 반해 교제 신청을 했다. 경륜에 생소했던 아내를 위해 내 경주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장인께서 한체대 레슬링 선수 출신에다 당시 교편을 잡은 덕에 운동선수를 사위로 두는데 거리낌이 없으셨다. 교제 후 6개월 만에 초고속 결혼했다. 9세 연하인 아내는 동안이다. 주위에서 아버지와 딸이라고 오해를 받을 정도다.”

그는 진지하다. 별명이 ‘경륜 다큐’다. 평소 생활이 한편의 경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동료들이 지어줬다. 축구도 잘한다. 광주 해병대축구단서 스트라이크를 맡고 있을 정도다. 좋아하는 음식은 흑염소탕. 양기를 보호해주고 소화기능을 좋게 해서 운동선수에 알맞다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매 경기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특선급을 유지하고 싶은 게 목표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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