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날이 없다. 챌린지 무대에서 감동의 시간을 보낸 대전은 불과 1년 만에 다시 추락하고 있다. 성적부진의 원인을 둘러싼 사무국 내부분열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사진제공|대전 시티즌
대전 시티즌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장밋빛 내일을 그렸다. 폭풍 질주한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처럼 1년 만에 복귀한 클래식(1부리그)에서도 선전하리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시즌 개막 이후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개막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1골을 넣고 12골을 내줬다. 게다가 앞으로 상대할 팀들은 더 강하다. 울산(11일)∼서울(15일)∼포항(19일)∼수원(26일) 등이다. 암울한 일정이다.
낙제점에 가까운 것은 성적만이 아니다. 구단 운영도 바닥이다. 2월 부임한 전득배(58) 신임 사장과 일선 프런트와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K리그 최초의 구단 노조인 민주노총 대전 시티즌 지회는 8일 “전 사장이 성적 부진을 빌미로 비상식적으로 사무국을 운영하려 한다”며 사장 주도 하에 추진돼온 ▲사무국장제 신설 등 직제개편 ▲성적 부진 책임을 사무국(선수선발위원회)에 돌리는 행위 등에 반대 성명을 냈다. 지방선거와 낙하산인사 등으로 4년마다 반복되는 고용 불안과 부당 처우를 개선하고자 대전 사무국은 최근 여직원 1명을 제외한 전원이 가입한 노조를 설립했다.
양측 입장은 평행선을 달린다. 한 프런트는 “(전 사장이 추진한) 직제개편에 사무국장 신설 및 산하 유소년팀이 훈련하는 옥녀봉체육공원 사업팀 신설 등이 포함됐다”며 “당연히 예산절감을 기대할 수 없다. 인건비 등 1억원 이상 추가 예산이 들고 결재 라인만 늘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선수선발위원회에 대해선 “성적 부진을 선수단 전력 수급 미흡으로 몰아가려는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불편한 팀 상황을 계기로 전 사장이 지나치게 권한을 행사해 자신의 입지를 넓히려 한다고 해석한다. 또 다른 직원은 “성적 책임이 왜 현장에 있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어려운 순간에 ‘내 탓’을 외치는 게 진짜 리더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