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쿠웨이트 보건장관

8일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보건의료산업 전시회 ‘2015 바이오·메디컬 코리아’ 참석차 의사 출신인 알리 사드 알 오바이디 쿠웨이트 보건부 장관(43·사진)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쿠웨이트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병원 운영과 보건의료 시스템 구축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이 이 분야에서 이미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만큼 앞으로 적극 벤치마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바이디 장관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한 중동 4개국(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의 보건부 수장으로서는 유일하게 2015 바이오·메디컬 코리아 행사 중 한국을 찾았다.
실제로 오바이디 장관은 방한 기간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하고, 문형표 복지부 장관과 양국 보건당국 간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한국형 보건의료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바이디 장관은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규모를 비롯한 하드웨어도 좋았지만 환자를 배려한 이동 경로, 종교실,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며 “한국 병원과 보건의료 시스템의 하드웨어적 요소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도 관심을 더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인 교육과 암 및 중증질환 환자들을 한국 병원에 보내는 사업도 비중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한국은 해당 분야의 역량이 뛰어나면서도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비용은 합리적인 게 큰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 시장에서 ‘보건의료 한류’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도 내비쳤다. 중동 보건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미 한국의 병원과 의료인 수준이 높다고 인지돼 있지만 아직 일반인들 사이에서 그런 인식이 낮다는 것이다.
알 오바이디 장관은 “쿠웨이트의 일반 국민은 유럽과 미국 병원들이 의료 수준도 높지만 현지에서 관광을 할 수 있고, 영어로 수월하게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을 큰 매력으로 받아들인다”며 “한국이 병원과 보건의료 역량을 중동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언어 문제 등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