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휴지통]1억짜리를 25억으로… 롤스로이스 보험사기

입력 | 2015-04-10 03:00:00

고의 사고 낸뒤 5000만원 받아내 공범끼리 돈 나누다 갈등… 사기 들통




거액의 보험사기에 악용된 롤스로이스 리무진. 이 차는 1983년 출고 당시 가격이 25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강남경찰서 제공

한때 수입차 딜러로 일했던 조모 씨(49)는 2013년 8월 사업자금을 빌리기 위해 ‘형 동생’ 사이인 자동차 수입업체 사장 유모 씨(37)를 찾아갔다. 유 씨는 2008년 조 씨가 롤스로이스 리무진을 국내로 들여올 때 도움을 준 사이다. 유 씨는 조 씨에게 “리무진을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리무진은 1983년 출고 당시 25억 원짜리였지만 국내에 중고차로 수입할 때 가격은 1억 원이었다. 조 씨의 동의를 얻은 유 씨는 사채업자 한모 씨(43)를 찾아가 리무진을 담보로 2500만 원을 빌려 조 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조 씨는 기한이 지나도 돈을 갚지 못했다. 결국 조 씨와 유 씨 모두 빚 독촉에 시달리는 신세가 됐다. 다급해진 두 사람은 “리무진을 돌려주면 고의사고를 낸 뒤 3000만 원을 주겠다”며 한 씨로부터 차량을 받았다. 이들은 같은 해 11월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 리무진을 주차시킨 뒤 지인의 차량과 충돌시켰고 보험사로부터 5000만 원을 받았다.

여기까지는 완벽해 보였다. 그러나 돈을 나누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겼다. 당초 약속보다 적은 2000만 원을 받은 한 씨는 보험사를 찾아가 “리무진 주인은 바로 나”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수상히 여긴 보험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기극이 들통 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유 씨 등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