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베 연설 美서 호평땐? [2] 美日, TPP 타결로 더 밀착땐? [3] 美, 사드 공론화땐? 향후 초대형 이슈들 불거질텐데 정부, 큰 그림 없이 소극 대응만 “日과 소통해 對美협상력 높여야”
과거사와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3각 동맹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1, 2개월 동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상 첫 연방 상·하원 합동연설 등 초대형 한미 외교 일정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한국의 외교력이 총체적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 정부는 ‘최상의 한미관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베 총리 방미(訪美)를 계기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고 이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국 배치 공론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중요한 양자 및 다자 간 이슈들이 한국에 불리한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경우 한국 외교에 ‘잔인한 4월’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 시간) 워싱턴 소식통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아베 총리가 미 의회 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피해자인 한국과 중국을 만족시킬 만한 발언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워싱턴에서는 연일 미일 관계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만 쏟아지고 있다. 만약 미국이 “일본이 성의를 보였으니 한국도 한미일 협력에 나서라”고 적극 요구할 경우 ‘대미(對美) 과거사 외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또 미일 간에 TPP가 조기 타결될 경우 창립회원국 자격을 놓친 한국 정부가 실기(失期)했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으며 한미 원자력협정도 핵 재처리와 농축 권한 확보 문제가 빠질 경우 ‘핵 주권’을 빼앗겼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반발과 비용 문제에 대한 국내 반발에 따라 결정을 미루고 있는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관계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일 외교에 대한 방향 설정을 다시 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높다. 도쿄(東京)의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일본과의 대화채널을 끊더라도 미국이 우리 편을 들어줄 것이라는 기대는 그야말로 헛된 꿈이다. 일본과의 소통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 도쿄=배극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