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곤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로봇(robot)’은 노예라는 뜻을 가진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유래되었다. 1920년 카렐 차페크의 희곡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그의 희곡 ‘로섬의 인조인간’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해 주기 위해 개발된 로봇이 인간을 위해 많은 일을 하다 결국은 인간에게 대항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술의 발달과 인간사회와의 관계를 비관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 최초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던 로봇은 1961년에 개발돼 미국 제너럴모터스에서 사용된 자동차 공장용 로봇 팔 ‘유니메이트’이다. 1990년대 이전의 로봇은 주로 산업용 로봇으로, 인간 노동자 대신 단순작업을 반복해 줌으로써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 1997년 일본 혼다에서 인간처럼 걸을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P2’를 공개하면서 인간의 모습을 한 동반자로서의 로봇에 많은 관심이 생겼다. 이제 로봇은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됐다.
제조용 로봇은 생산 인력과 전문 기능공 부족으로 고령 근로자가 증가하는 현상을 극복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게 할 것이다. 국방 및 극한작업 로봇은 분쟁 지역이나 극지, 심해저 등 극한 지역에서 인간의 활동영역을 넓혀줄 것이다. 서비스 로봇은 소득 증가, 저출산, 고령화 및 개인화로 인해 여가생활 위주로 생활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헬스케어, 교육,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술용 로봇의 등장으로 의사의 손이 들어가기 힘들어 수술이 불가능했던 좁은 부위도 수술할 수 있게 됐다. 가사 도우미 로봇은 고령화사회에 로봇 대중화의 가장 상징적인 예가 될 것이다. 결국 미래의 로봇은 우리 인간의 이야기 안에 있다.
공성곤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