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기업 경영에서 인문학적 관점을 중시한다.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이 과연 기업의 밥벌이에 무슨 도움이 될까 싶은데 그게 아닌가 보다. 특히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애플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이라고 강조했다. 20년간 월트디즈니를 이끌었던 마이클 아이스너는 영문학을 전공했다. 그는 “어떤 사업이든 인간관계가 관건인데 사람 사는 방식을 이해함에서 문학처럼 예리한 직관을 갖게 해 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제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2015 지식향연’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문학 전도사로 나서 대학생들 앞에서 인문학적 지혜를 강조하는 개막 강연을 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축복을 제대로 누리려면 ‘생각의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육 훈련 방법으로 독서, 글쓰기, 토론을 제시했다. 카네기, 록펠러 등 미국의 대부호 가문은 자녀들에게 인문학의 중요성을 심어 주는 전통이 있는데 삼성가도 그렇다. 정 부회장은 서울대에서 서양사학을 전공한 뒤 미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