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박사’ 주선태 교수는 “한국인의 건강한 식생활의 정답은 고기 먹는 채식”이라며 “채식 식단보다는 하루 100∼150그램의 고기를 아침 점심 저녁 삼등분해서 매끼 주기적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경상대 출판부
■ ‘고기박사’ 주선태 교수
채식만으론 양질의 단백질 섭취 부족
고기를 먹으면 우울한 기분 해소 도움
장수를 위해선 ‘고기 먹는 채식’ 권장
채식열풍이 불고 있다. 채식의 거대한 트렌드 뒤엔 ‘고기는 건강의 적’이라는 말이 숨겨져 있다. 그러나 ‘채식=건강식’이라는 공식에 반기를 든 학자가 있다. ‘고기 박사’ 주선태 교수(경상대 축산과)가 그다. 주 교수는 “건강한 장수를 원한다면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이 아닌 미테리언(meatarian)이 돼라”고 말한다. 최근엔 ‘고기 먹는 채식’이라는 책뿐만 아니라 각종 방송에서 채식의 위험성과 육식의 건강성을 알리는 고기 전도사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주 교수를 만나 건강한 식생활의 해법을 들어봤다.
“채식은 건강한 대부분의 국민에게 이롭지 않은 식단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급한 영양의 과도한 섭취로 비만이나 각종 성인병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채식이 좋은 것으로 잘못 알려지고 있다. 채식은 치료식이다. 즉,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을 치료하는 목적으로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건강한 사람들이 채식을 하면 건강을 잃을 수 있다.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 청소년들, 면역력이 약화되는 중장년층이 채식을 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 채식은 정말 수명을 단축시키나.
“모든 식물성 단백질에는 하나 또는 둘 이상의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해 영양학적으로 완전하지 못하다. 채식만으로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 몸을 이루고 생명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단백질의 합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건강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고기에는 모든 필수아미노산이 충분히 들어 있다. 장수하는 사람들 중에 채식주의자는 단 한 사람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고기 속의 지방은 비만의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고기의 지방이 비만의 원인이 아니라 식품의 지방이 비만의 원인이다. 고기를 미국에 비해 1/3 정도밖에 먹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비만을 이끌고 있는 주범은 고기가 아니라 라면, 빵, 케이크, 인스턴트커피, 과자, 피자 등과 같은 탄수화물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식품이다.”
● 고기식의 장점은 무엇인가. 우울할 때 고기 먹으면 괜찮다고 말하는데.
“고기는 최고로 좋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면역성분들의 합성이 원활히 이루어진다. 또한 우울한 기분도, 뇌 속에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생성이 많아지면 금방 없어지는데, 이 세로토닌의 원료는 필수아미노산의 하나인 트립토판이다. 이 트립토판은 식물성단백질보다 고기에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있다. 따라서 비가 오고 기분이 꿀꿀할 때에는 부침개를 먹는 것보다 고기를 구워먹는 것이 기분을 좋게 만드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 제대로 고기 먹는 팁을 알려 달라.
“건강을 생각한다면 성인 체중 1kg당 1g의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70kg의 성인이라면 70g의 양질의 단백질 섭취를 권장하는데, 고기는 20%가 단백질이기 때문에 70g의 단백질은 350g 정도의 고기라고 보면 된다. 하루에 100∼150g 정도의 고기를 아침, 점심, 저녁으로 삼등분해서 매끼 식사에 주식이 아닌 반찬이나 부식으로 주기적인 섭취를 권장한다. 진짜 건강한 장수를 위한 식사는 채식에 고기를 얹어 먹는 ‘고기 먹는 채식’이다.”
“나는 고기를 연구하는 학자다. 실험실에는 늘 고기가 넘쳐난다. 매일 학생들과 질리도록 고기를 먹는다. 일반인보다 3배에서 4배 정도 고기를 많이 먹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날씬한 편이며, 운동할 시간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바쁘게 몸을 움직이고 살아서 그런지 건강을 걱정하지 않고 살고 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