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2016년 ‘강남시대’ 개막

롯데는 제2롯데월드 이전을 통해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으로 그룹의 성장 축을 옮겨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동시에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을 홍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신 회장은 최근 제2롯데월드 이전을 결정하며 그룹 임원들에게 “롯데월드타워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한국 건축사의 자부심이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안전 시공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롯데그룹의 소공동(현 을지로와 남대문로 일대) 시대는 1973년 호텔롯데가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신 총괄회장은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한 이후 1970년대 소공동에서 롯데호텔 서울과 롯데백화점 본점의 문을 열면서 롯데그룹을 굴지의 유통회사로 키웠다.
오너 일가의 집무실도 소공동에 몰려 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호텔 서울 신관 34층, 차남인 신 회장은 롯데백화점 본점 사무동 26층에 집무실이 있다.
그러나 제2롯데월드의 롯데월드타워가 완성되면 유통의 중심이던 소공동 시대를 떠나 잠실을 중심으로 한 강남으로 그룹의 핵심 역량을 옮겨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계획이다. 이미 인근 잠실 일대에는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칠성음료 등이 본사를 두고 있다. 롯데슈퍼도 이달 말 인근 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200여 명이 근무하는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롯데월드타워의 주요 업무시설 공간(14∼38층)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 공간의 한 개 층 전용면적은 약 3300m²(1000평)라 웬만한 대기업 본사가 들어설 수 있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신 회장의 집무실은 정책본부와 함께 이 공간에 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제2롯데월드의 안전 홍보라는 분석도
롯데그룹의 제2롯데월드 이전 배경에는 안전성을 홍보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롯데그룹의 ‘이삿날’을 이날 미리 밝혀 제2롯데월드의 안전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롯데는 지난해 12월 16일 영업정지를 당한 롯데월드몰의 극장(롯데시네마)과 수족관(아쿠아리움)의 영업 재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영업정지가 4개월가량 계속돼 롯데월드몰의 실적 악화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방문객은 개장 초기 10만 명에서 절반 수준인 5만 명으로 줄어들었고, 입점 상인들은 장사가 안 된다며 서울시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롯데물산은 지난달 서울시에 극장과 수족관에 대한 안전보고서를 제출한 뒤 서울시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며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온 힘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