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정치권 회오리]자살 이틀전 만난 경남기업 前고문 “회사 압수수색뒤 李총리와 언쟁… 돈 건넨 증거 철저히 남겨뒀을것”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현 정권 핵심 인사들에게 “불구속 수사를 받게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크게 낙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성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이틀 전인 7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성 회장을 만났다는 경남기업 전 고문 A 씨(64)는 12일 동아일보-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성 회장이 ‘현 정권을 탄생시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는데 상은 안 주고 벌을 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치권 출신인 A 씨는 2008∼2013년 경남기업 고문을 지냈다.
A 씨에 따르면 성 회장은 ‘불구속 수사’만 받게 되면 반박 자료를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고 결국 무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 접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이런 뜻을 전달하려 했다는 것. A 씨는 “성 회장은 ‘검찰에 가기 전에 이병기 실장에게 전화를 해야겠다’고 말했지만 끝내 (불구속 수사 요구를) 거절당해 좌절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성 회장이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것을 입증할 수단을 남겨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성 회장은 ‘내가 누구에게 돈을 줬다’고 말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증거는 철저히 남겨 두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서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