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3R 16언더 단독선두 질주… 대회 36-54홀 기록 잇달아 경신 13일 3타만 줄이면 우즈 기록 넘어
○ 기록의 사나이, 조던 스피스
1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나선 조던 스피스(22·미국)는 11일 2라운드에 이어, 12일 3라운드에서도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역대 36홀 및 54홀 기록을 연달아 경신한 그는 13일 최종 라운드에서는 사상 5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1∼4라운드 연속 1위)에 도전한다.
스피스는 마스터스 첫 출전이던 지난해에도 4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시작했지만 우승컵은 버바 왓슨(미국)에게 내줬다. 지난해 우승했다면 우즈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21세 104일)을 깰 수 있었다. 우즈는 올해 대회를 앞두고 “1997년에 내가 처음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때 스피스는 기저귀를 차고 있었다”는 농담을 던졌는데, 스피스는 “그땐 내가 네 살이었는데 기저귀를 차고 있었을까”라며 응수하기도 했다.
○ 신(神)만 안다, 최종 4라운드
스피스는 2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12언더파 204타)에게 4타 앞서 있다. 하지만 골프에서, 특히 마스터스에서는 장갑을 벗기 전까지 속단은 금물이다. 1996년 그레그 노먼(호주)은 4라운드에 들어설 때까지 닉 팔도에게 6타나 앞서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최종 라운드에서 6오버파를 치며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우승은 5타를 줄인 팔도의 차지였다.
새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도 2011년 이 대회에서 대역전패를 당했다. 1∼3라운드 선두였던 그는 4라운드에도 2위에 4타나 앞서 있었지만 10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한 뒤 무너졌다. 최종일에 8오버파를 친 매킬로이는 결국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후 매킬로이는 나머지 3개 메이저대회(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했지만 마스터스의 역전패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했다.
○ 검은 셔츠의 마법, 필 미켈슨
스피스는 최종일에 2위 로즈와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한다. 그런데 스피스에게 더욱 강력한 경쟁자는 11언더파 205타로 3위에 올라있는 ‘왼손’ 필 미켈슨(45·미국)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미켈슨은 마스터스에서 더욱 강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4, 2006, 2010년 세 차례나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이 왼손 골퍼에게 유리하다는 해석도 미켈슨의 역전승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3라운드까지 스피스에게 6타 뒤진 미켈슨은 “마지막 날에는 검은 셔츠를 입고 나오겠다. 난 검은 셔츠를 입고 이곳에서 세 번 우승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