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16∼27일 순방하는 중남미 4국
중남미는 지구 반대편이라는 지리적 불리함 때문에 한국과는 그다지 깊은 인연을 맺지 못했던 곳이다. 먼 거리 탓에 직항 편도 없다. 그러나 20년 전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총 인구가 5억7000만 명인 중남미는 한국에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특히 인구 2억 명이 넘는 브라질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포함됐다. 삼성전자가 1995년 브라질 상파울루 시 인근에 가전공장을 준공한 것을 필두로 LG전자와 대우전자 등이 잇달아 중남미로 진출했다. 현대자동차는 2012년 11월 연간 생산 15만 대 규모의 완성차 생산공장을 브라질에 세움으로써 한국 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에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한 케이블TV의 여행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을 통해 보다 친근해진 페루 역시 한국의 FTA 체결 국가 중 하나다. 한-페루 FTA는 2011년 8월 정식 발효됐다. 특히 페루의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은 2004년 주한 페루대사관에서 근무한 인연도 있다. 페루는 중남미 국가 가운데 한류 드라마 1세대였던 ‘겨울연가’ ‘대장금’ 등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콜롬비아는 6·25전쟁 당시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한 참전국이다. 그만큼 한-콜롬비아 간 관계는 뿌리가 깊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한다. 산토스 대통령은 2011년 9월 대통령 자격으로 국빈 방한한 바 있다. 한-콜롬비아 FTA는 지난해 4월 국내에선 국회 비준을 통과했고, 콜롬비아 국회 비준을 받는 대로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