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애니메이션머신’(이하 ‘뮤직…’)은 하이브리드 공연이다. 전통적 클래식 공연에 그래픽 악보를 더했다. 2013년 첫 선을 보인 ‘뮤직…’은 유튜브 조회수가 1억3000만 건을 넘으면서 주목받았다. 22~25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열리는 이 공연을 세 단어 ‘뮤직’ ‘애니메이션’ ‘머신’으로 들여다봤다.
▽애니메이션=‘뮤직…’은 미국 작곡가이자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인 스티븐 말리노프스키가 개발했다. 연주가 시작되면 연주자 뒤의 스크린에 나타나는 악보는 오선지 위에 기호를 보여주지 않는다. 가령 바흐 ‘토카타와 푸가’에서 오르간 음이 하나하나 겹쳐지는 건 널빤지를 차곡차곡 쌓는 애니메이션으로 나타낸다. 음의 고저, 장단, 강약도 이 애니메이션 악보를 통해 구현된다. 악보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도 ‘음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는다.
▽머신=무대에는 구형 폭스바겐 손잡이가 등장한다. 애니메이션을 움직이는 ‘머신’이다. 애니메이션을 단순 재생하다가는 연주자들의 실제 연주와 어긋날 수 있기 때문에 이 ‘머신’이 꼭 필요하다. 악기 연주에 맞춰서 ‘머신’을 움직이는 사람은 또 다른 연주자인 셈이다. 이번 공연에선 지휘자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에티엔 애벌린이 ‘머신’을 연주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