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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부는 주식시장…‘개미’들이 몰려든다

입력 | 2015-04-13 17:16:00


입사 4년차 직장인 김경호 씨(29·가명)는 이달 들어 난생 처음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달 초 만기가 돌아온 적금을 타고 나서 ‘저금리 시대’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매달 100만 원씩 1년간 1200만 원을 꼬박 부었지만 만기에 돌려받은 원리금은 1216만4917원에 불과했다. 세금을 빼고 이자로 불어난 돈이 고작 16만4917원이었던 것이다. 금리에 대한 기대를 버린 김 씨는 이 돈을 종자돈 삼아 최근 봄바람이 부는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상 초유의 1%대 초저금리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미’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급증했고 덩달아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1.16포인트(0.53%) 오른 2,098.92로 마감했다. 2011년 8월 2일(2,121.27) 이후 3년 8개월 만의 최고치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7.37포인트(1.08%) 오른 689.39로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1330조3000억 원, 코스닥시장은 182조7000억 원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3583억 원이다. 지난해 12월(1조1790억 원)과 비교하면 3개월여 만에 2조18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개인 거래대금이 3조 원을 넘어선 건 2012년 2월(3조9107억 원)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거래비중도 이달 들어 60%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해 평균 44.8%에 불과했던 유가증권시장의 개인 거래비중은 올해 1분기(1~3월)에 50.0%까지 올랐고 이달 10일 현재 57.2%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를 열면 좌석에 사람이 꽉 차서 통로까지 빽빽이 서 있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1분기에 신규로 계좌를 개설한 고객의 수가 지난해의 갑절로 늘어 확실히 투자열기가 뜨거워졌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에 KDB대우증권에 개설된 신규 개인 계좌는 총 2만861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4% 늘었다.

증시로 개미들이 몰려들면서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지난주 10조 원을 돌파했던 국내 증시의 하루 거래대금은 단숨에 11조 원을 넘어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한 증시의 하루 거래대금은 모두 11조5000억 원으로 2012년 9월(12조4000억 원)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 2월 7조 원 규모였지만 지난달 8조 원을 넘어섰고 이달 들어 9조 원을 돌파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