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는 내조와 봉사활동을 주로 한 여느 대통령 부인들과는 다른 행적을 그리며 살아왔다. 빌 클린턴이 후보 시절 ‘내게 투표하면 두 몫을 얻어요(Two for one)’라는 선거 캠페인을 벌일 만큼 힐러리는 유명한 변호사였다. 대통령이 되자 그는 힐러리에게 건강보험 개혁까지 맡겼다. 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개혁한 오바마케어와 큰 차이 없는 전 국민 보험이지만 당시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급진적이라는 이유로 부결시켰다. 힐러리는 ‘설친다’는 이미지만 갖게 됐다.
▷힐러리를 살린 것은 르윈스키 스캔들이었다. 속이야 썩어 문드러졌겠지만 힐러리는 남편 곁을 지키며 공화당의 공격을 ‘음모’로 몰아붙였다. 이런 당당한 태도와 국정 경험은 뉴욕 주 상원의원으로 출마한 그의 정치적 자산이 됐다. 정치인으로 성공한 힐러리는 2008년 대선에 도전했으나 “변화”를 외친 오바마 후보에게 밀려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다. 그렇지만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오바마는 그를 국무장관으로 임명해 동지로 끌어들인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