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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의 챔피언 되고 싶다”

입력 | 2015-04-14 03:00:00

다소곳해진 힐러리… 출마 동영상에서 ‘서민 꿈 대변’ 강조




대권 재수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모습이 달라졌다. 왼쪽은 2007년 1월 첫 대권 도전 당시 동영상. ‘이기기 위해 대선 판에 왔다(I’m in it to win it)’는 도발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다소 오만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던 모습이었다. 오른쪽은 12일 공개한 ‘시작합니다(Getting started)’라는 제목의 대선 출마 선언 동영상. 감색 재킷 안에 빨간색 블라우스를 입고 나온 그는 시종일관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다소곳한 어조로 “평범한 미국인들의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부드럽게 말했다. 동영상 캡처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12일 공개한 ‘시작합니다(Getting started)’라는 제목의 2분 19초 분량의 대선 출마 동영상에는 한동안 본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각자 분야에서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중산층, 서민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딸을 혼자 키우는 젊은 엄마,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 2세를 기다리는 부부, 은퇴한 노인 등이 잇따라 나와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백인은 물론이고 흑인, 아시아인, 히스패닉 등 다양한 인종을 등장시켜 ‘표의 확장성’을 노린 것도 눈에 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동영상 시작 1분 30초 후에야 비로소 나온다. 빨간색 블라우스에 감색 정장 재킷을 차려입고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그는 “평범한 미국인들은 챔피언을 필요로 하고 있고 내가 그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출마 영상은 2008년 대선 때와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07년 1월 출마 영상에서 워싱턴 인근 자신의 대저택 소파에 앉아 1분 44초 내내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는 다소 거만한 모습이었으나 이날 영상에선 다소곳하게 느껴질 정도로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대선에선 7년 전과 전혀 다른 힐러리를 보게 될 듯하다”고 평가했다.

‘힐러리 캠프’의 핵심 멤버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우선 클린턴 전 장관의 핵심 측근 중에서는 셰릴 밀스 전 국무장관 비서실장, 후마 애버딘 전 국무장관 수행실장, 제이크 설리번 전 대선캠프 정책부의장, 닉 메릴 현 캠프 대변인, 필립 라인스 전 국무장관 대변인 등이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가의 ‘돈줄’로 통하는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이번에도 선거자금 모금에 깊이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2월까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도운 존 포데스타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캠프 운영을 총괄하게 된다. 오바마 캠프에서 여론조사를 전담한 조엘 베넨슨도 가세한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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