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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게 돌아와줘…세월호 실종자 가족 364일째 기도

입력 | 2015-04-14 03:00:00

고창석 권재근 권혁규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이영숙 조은화 허다윤




가족을 찾아야 했다. 못 본 지 1년이 다 되었단다. 정말 1년이 지나간 게 맞는지도 확실치 않다. “1년 지났다는 게 그렇게 중요해서 찾아오는 건가? 아직 가족이 바닷속에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게 중요하지….” 이들은 사고 발생 364일째인 14일까지 여전히 악몽 같은 ‘2014년 4월 16일’을 살고 있다.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하염없이 가족을 기다리던 세월호의 마지막 실종자 9명의 8가족(실종자 권재근 씨, 권혁규 군은 부자 관계)은 지난해 11월 11일 세월호 수중수색 종료 후 대부분 진도를 떠났다. 단원고 실종자 허다윤 양(당시 17세) 부친 허흥환 씨(51) 부부 등 일부 실종자 가족은 서울 광화문광장과 국회 앞에서 실종자 수색 및 세월호 선체 인양을 호소한다. 오랜 기다림 탓에 병을 얻은 일부 가족은 안산에서, 또는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 심신을 추스르며 조용히 수습 소식을 기다린다. 동생과 조카를 한꺼번에 잃은 권오복 씨(61)는 진도군 팽목항에 남아 매일 소주와 함께 밤바다를 바라본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에 트라우마를 남겼다. 침몰이 가져온 ‘슬픔과 분노’는 1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사람들 마음에 문신처럼 새겨져 있었다. 참사를 계기로 사회 각계 저명인사들은 변화를 이야기했고, 개인의 가치관이나 습관은 조금씩 바뀌었다. 하지만 이를 사회적 변화로 발전시키기에는 반복된 정쟁과 갈등으로 인한 ‘불신’에 발목 잡히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비통함을 넘어 치유와 발전으로 가지 못하면 대한민국도 침몰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김도형 / 진도=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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