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긴박한 정치권] 野의원으론 접촉사실 첫 공개… “成회장 ‘세상 야박하다’ 하소연” 野 충청인사들 成회장과 친분… 李총리 “구명요청한 野의원 있어”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인 8일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사진)를 만나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 회장과 직접 만난 야당 의원이 공개된 건 김 전 대표가 처음이다.
김 전 대표는 13일 “8일 저녁 성 회장이 급히 만나자는 연락이 와 오후 8시 반경 냉면을 먹으면서 잠깐 만났다”며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세상이 야박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다만 성 회장이 구명 요청을 했느냐는 질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성 회장은) 장학금을 받은 아이들이 더러운 돈을 받았다고 생각할까 걱정했고, 경남기업의 주식을 산 사람들 걱정도 했다”며 “성 회장이 정서적으로 불안해 보여 ‘다음 날 영장실질심사를 변호사와 차분하게 잘 준비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야당 내에도 성 회장이 주도해 만든 충청권 핵심 인사들의 모임 ‘충청포럼’에 속한 인사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석 전 국회 부의장은 “올해 1월 초 (성 회장을) 만났을 때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데 대한 불공평함을 토로했다”면서도 “당시 경남기업에 대한 수사가 있기 전”이라며 ‘구명 요청’과 관련해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검찰 수사로 성 회장의 자살 직전 행적이 공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야당 의원의 추가 증언이 나올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완구 국무총리도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새정치연합 박완주 의원이 성 회장을 도와달라는 정치권 인사들의 구명 요청을 받았느냐고 한 질문에 “여야 충청권 의원들도 전화했다”며 “나에게 구두로 (성 회장에 대한 도움을 요청)한 분들 중에 야당 분도 계시다”고 답변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