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디자인 경영 시즌2]
디자인은 한 기업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덴마크의 유명한 블록 장난감 기업 ‘레고’와 ‘가전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일본 ‘발뮤다’는 디자인으로 위기를 극복한 기업의 대표적 사례다.
레고는 1990년대 비디오와 컴퓨터 게임이 등장하면서 위기를 맞는다. 1998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자 레고는 비디오 게임, 의류, 시계, 영화 등 사업을 다각화했지만 오히려 기존 어린이 고객이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2004년 한 해에만 18억 크로네(약 2795억 원)의 적자가 나고 총 부채가 50억 크로네에 이르자 ‘곧 부도가 나거나 경쟁 업체에 팔릴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기존 블록 장난감에 로봇 시스템이 결합된 레고의 ‘마인드스톰’ 제품. 레고코리아 제공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에는 70억 크로네(약 1조87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집단 지성 디자인’이라는 발상이 쓰러져 가던 회사를 살린 것이다.
발뮤다의 친환경 선풍기에 적용되는 이중팬. 한국리모텍 제공
이렇게 탄생한 ‘그린팬’은 날개가 2개 달린 독특한 구조와 마치 ‘애플’을 연상시키는 깔끔한 외관으로 인기를 얻었다. 발뮤다는 이 제품으로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수상한 데다 선풍기와 공기청정기 등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